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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들의 성장 느와르 리뷰 우리가 성장하면서 잃는 것과 얻는 것

by 블립정보 2025.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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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범죄와 우정을 그린 성장 영화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우리가 진짜 어른이 되기 전, 그때의 이야기

《우리들의 성장 누아르》는 2014년에 나온 영화다. 처음엔 단순한 고등학생 이야기겠거니 싶었는데, 보고 나면 마음이 오래 묵직하게 남는다. 그냥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감정과 상황들이 담겨 있다. 그 시절의 나, 혹은 내 주변 친구들의 모습 같기도 해서 더 깊이 다가온다.

평범한 아이가 새로운 세계를 만났을 때

이야기의 중심은 ‘동도’다. 공부도 그저 그렇고, 특별한 재능도 없다. 평범하고 조용한 고등학생이다. 그런데 전학을 가고, 거기서 ‘현승’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달라진다.
현승은 동도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중심에 있고, 무리에 끼어 있고, 뭔가 확신에 찬 눈빛을 가진다. 그런 현승을 따라 동도는 새로운 무리에 들어가게 된다. 처음엔 그저 어색하고 낯설었던 관계가 조금씩 익숙해지고, 동도도 변화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히 ‘나쁜 친구를 만나 변했다’는 식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보다는, 처음 겪는 관계 안에서 흔들리는 감정들을 아주 조용하게 보여준다. 동도는 점점 자신이 누구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이게 내가 원했던 건가’, ‘나는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걸까’, 그런 생각들이 쌓여간다.

강해 보이는 사람도 흔들릴 수 있다

현승은 겉보기엔 완벽하다. 당당하고, 거리낌 없어 보이고, 늘 중심에 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면, 그 안이 텅 비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어쩌면 현승도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고, 혼자 있는 게 두려운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센 척하고, 무리 속에서 중심을 잡으려 애쓰는 건 아닐까.
현승과 동도의 관계는 단순한 우정이 아니다. 둘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서로를 바라본다. 가끔은 닮고 싶고, 또 가끔은 멀어지고 싶다. 그 복잡한 감정들이 이 영화를 더 진짜처럼 만든다.
둘의 거리는 점점 좁아지기도 하고, 또 멀어지기도 한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류가 있고, 그게 묘하게 현실적이다. 우리도 그 시절엔 그런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했으니까.

말보다 중요한 것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말이 적다는 것이다. 대사가 많지 않다. 그런데도 감정이 잘 전달된다. 배우들의 표정, 눈빛, 행동 하나하나가 말보다 훨씬 더 크게 느껴진다.
영상도 그렇다. 어두운 조명, 색감, 흔들리는 카메라. 이런 것들이 인물들의 불안한 마음을 더 잘 보여준다. 마치 우리가 어릴 때 느꼈던 막막한 기분이 화면에 그대로 담겨 있는 것 같다.
익숙한 공간인데 어딘가 낯설고, 평범한 대화인데 묘하게 서늘한 느낌. 그래서 더 몰입하게 된다. 장면 하나하나가 기억에 오래 남는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성장했다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뭘 잃고 뭘 얻었을까?”
동도는 영화 내내 확신이 없다.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고, 선택이 맞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현실이다. 그 시절의 우리는 늘 그렇게 흔들렸다.
현승도 마찬가지다. 센 척하지만 사실은 가장 약한 모습도 함께 가지고 있다. 주변 인물들도 각각의 사연이 있고,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버텨가고 있다.
이 영화는 그걸 꾸미지 않고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더 와닿는다. 나도 그랬고, 내 친구도 그랬고, 누구나 그런 시기를 거쳐왔다. 뭔가를 놓치고, 뭔가를 깨닫고, 그렇게 조금씩 어른이 되어간다.

결말보다 중요한 건 여운

영화는 아주 조용히 끝난다. 특별한 사건 없이, 그냥 시간이 흐르듯 마무리된다. 그런데 그게 참 오래 남는다. 영화가 끝났는데도 자꾸 떠오른다.
‘그땐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 ‘그 선택이 지금 나를 만든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영화는 결론을 주지 않는다. 대신,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을 곱씹게 만든다. 그래서 더 진짜다. 우리가 사는 현실도 늘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니까.

조용한 성장의 기록

《우리들의 성장 누아르》는 요란하지 않다. 화려하지도 않고, 극적인 전개도 없다. 하지만 그런 조용함 속에 진심이 있다.
이 영화는 ‘청춘은 찬란하다’는 말 대신,
‘청춘은 복잡하고 흔들린다’는 걸 보여준다.
그리고 그렇게 흔들리며 우리는 어른이 된다.
이 이야기는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사람으로 변해왔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그래서 이 영화는 단순한 학원물이 아니라
누구나 가슴속에 품고 있는 과거의 기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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