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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외법권, 진짜 또라이 형사들이 온다? 임창정·최다니엘의 코믹 액션 통쾌하네!

by 블립정보 2025.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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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치외법권 포스터 - 임창정과 최다니엘이 주연을 맡은 코믹 액션 형사물, '미쳐 날뛰는 세상 잡을 또라이들이 온다'는 카피와 함께 권총과 긴장감 넘치는 표정이 강조된 이미지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 <치외법권> 리뷰

“법이 닿지 않는 곳에서 정의는 가능할까?”

 

처음엔 그냥 웃기고 가벼운 형사물이라고 생각했다. 임창정과 최다니엘의 조합이면, 적당히 유쾌하고 액션도 좀 있겠지 싶었다. 그런데 <치외법권>은 예상보다 훨씬 더 묵직했다. 영화는 시작부터 어두운 분위기로 몰입시킨다. 낡은 골목, 침묵하는 사람들, 경찰도 들어가길 꺼리는 공간. 바로 이 영화의 핵심 무대이자 상징인 ‘치외법권’이다.

 

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 해결 이야기가 아니다. 눈앞에서 피해자가 존재하지만 시스템이 무너지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을 보여준다. 법이 있지만 법이 작동하지 않는 공간. 그 안에서 두 형사가 등장한다. 이정진(임창정)은 거칠고 직선적이며 본능으로 움직인다. 조유민(최다니엘)은 원칙을 중시하고 절차를 따지려 한다. 처음엔 너무 달라 충돌하지만, 점점 서로를 이해하고 결국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이정진은 법의 틀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틀 때문에 많은 사건이 묻힌다고 생각한다. 임창정은 이 캐릭터를 능청스럽고 인간적으로 그려낸다. 특히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에서 대사보다 눈빛이 더 많은 걸 말한다. 그의 연기는 관객이 이정진의 편에 서게 만든다.

 

조유민은 현실을 직시하기 전까지는 정석만 고집한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되며 그는 점점 깨진다. 증거가 있어도, 피해자의 진술이 있어도, 위에서는 사건을 덮고, 책임지지 않는다. 그때부터 유민도 자신이 믿던 정의가 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최다니엘은 변화하는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관객이 그의 고민에 공감하게 만든다.

이 영화는 둘의 관계를 통해 진짜 ‘정의’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법을 따르는 것이 정의일까, 아니면 피해자를 지키기 위해 규칙을 어겨도 되는 걸까? 영화는 그 해답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이정진과 조유민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관객 스스로 질문하게 만든다.

 

줄거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어느 지역에서 벌어지는 강력 사건. 피해자는 있지만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곳은 조직폭력배와 유착된 경찰, 그리고 위에서 사건을 무마하려는 움직임이 얽힌 ‘치외법권’이기 때문이다. 이정진과 조유민은 그 안에서 좌충우돌하며 사건을 파헤친다. 그러면서 점점 법보다 사람을 우선하게 되는 변화가 일어난다.

 

감독 신재호는 이 영화를 통해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들여다본다. 그는 단지 범죄 영화나 액션 장르의 문법에만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관객에게 현실과 닮은 이야기를 보여주고, 그 안에서 불편함을 느끼게 만든다. 또한 중간중간 들어간 유머와 대사 덕분에 영화는 무겁기만 하지 않다. 적절한 타이밍에 긴장을 풀어주는 장면들이 균형을 잘 잡아준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이정진이 피해자 가족 앞에서 “내가 반드시 해결할게”라고 말하던 순간이다. 그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시스템이 해주지 못한 약속을 대신 지겠다는 다짐이었다. 이 장면에서 많은 관객이 울컥했을 것이다. 또 하나는 마지막 장면. 조유민이 처음으로 규칙을 넘어서 결단을 내리는 순간. 그때 관객은 진짜 변화가 일어났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법이 있어도 작동하지 않는 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믿고 살아야 할까?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법을 어기는 것이 과연 정당할까? 영화는 그런 질문들을 던지면서, 어느 한쪽도 쉽게 정답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영화로는 <베테랑>, <공공의 적> 시리즈를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치외법권>은 그보다 훨씬 더 현실에 밀착돼 있다. 그리고 웃기면서도 불편하고, 통쾌하면서도 씁쓸하다.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상영 시간이 길지도 않고, 이야기 전개도 빠르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면 생각할 거리가 많다. 아마도 이것이 <치외법권>의 힘일 것이다. 보는 내내 몰입하게 만들고, 다 보고 나면 조용히 머릿속에 질문을 남긴다.

이런 영화가 흔치 않다. 진지한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내면서도, 중심 메시지는 단단하게 남기는 영화. 가볍게 웃고 넘기기엔 너무 진심이고, 무겁게 보기엔 너무 인간적이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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