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 리뷰 – 살아남은 자들의 싸움, 그 끝에 남은 것
반도 — 끝나지 않은 이야기, 그 후에 남겨진 사람들다시 생각해 보면, 그건 그냥 좀비 영화가 아니었다.처음엔 그랬다. 〈반도〉라는 제목을 보고, ‘아 부산행 후속이구나’ 하면서 자연스럽게 예측했다. 좀비들이 우르르 몰려다니고, 사람들은 비명 지르며 도망치고, 몇몇은 죽고, 몇몇은 살아남는 이야기. 거기까지. 하지만 막상 보고 나면… 생각보다 마음 한편이 오래 남는다. 이상하리만치.이야기는 〈부산행〉 이후, 4년 후의 폐허가 된 한반도에서 시작된다. 전 세계는 이미 한국을 포기했고, 그 땅은 그냥 고립됐다.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고, 아무도 구하지 않는다. 그저 남겨진 채 버려진 땅. 그리고 거기 다시 들어가야만 하는 한 남자. ‘정석’.강동원이 연기한 정석은 사실 영웅도 아니고, 위대한 사람도 아니다. ..
2025. 4. 16.
영화 <터널> 리뷰 하정우의 생존 연기, 김성훈 감독의 묵직한 메시지
“그 안에 있는 건 단순한 생명이 아니었다, 한 사람의 삶이었다”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입은 닫혔고, 마음은 묘하게 먹먹했다.그냥 어깨가 축 처진 채, 한참을 가만히 걷기만 했다.이라는 영화는 그렇게 조용하게, 하지만 묵직하게 마음을 건드린다.처음에는 단순한 재난 영화라고 생각했다.터널이 무너지고, 사람이 갇히고, 그를 구하려는 구조대가 애쓰는 이야기쯤으로 여겼다.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틀에서 훨씬 더 멀리 나아간다.주인공 이정수, 하정우가 연기하는 이 남자는 특별한 인물이 아니다.누구나 길거리에서 마주칠 수 있는, 자동차 영업대리점 과장이고,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사는 평범한 가장이다.그가 딸 생일날 케이크를 들고 집으로 가던 길, 터널이 무너진다.그냥 그렇게 시작된다.별다른 ..
2025.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