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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다시 보기 그는 왜 모든 걸 걸었을까 달콤할 수 없었던 인생 – 영화 리뷰 영화 '달콤한 인생'을 처음 봤을 땐, 그냥 멋있는 영화라는 인상이었다. 화면도 세련됐고, 이병헌도 멋있었고, 액션도 강렬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다시 보게 되니까 이 영화가 그렇게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화려한 총격신이나 조직 이야기보다는, 감정이라는 게 어떤 순간에 얼마나 큰 힘으로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한 번의 감정, 한 번의 선택이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는지를 말이다. 선우라는 인물은 겉으로 보면 아주 완벽한 사람이다. 말수도 적고, 일도 잘하고, 감정 기복도 없어 보인다. 조직의 보스인 강사장의 오른팔로서, 항상 필요한 순간에 정확하게 움직이는 사람.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지시가 내려.. 2025. 4. 8.
기억이 사라지기 전, 복수를 끝내야 했다 – 영화 ‘리멤버’ 리뷰 (이성민·남주혁 주연) 기억이 사라지기 전, 그는 왜 끝까지 싸워야만 했을까 – 영화 리뷰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잊지 못하는 기억이 있다.그 기억이 어떤 건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그게 삶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영화 를 보면서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기억이란 단순히 머릿속에 저장된 정보가 아니라, 때로는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마지막 힘이 될 수도 있다는 걸.이일형 감독이 연출하고 이성민, 남주혁이 주연한 이 영화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다.더 정확히 말하면, 복수라는 외형을 갖췄지만 **진짜 이야기의 중심은 '기억'과 '책임'**이다.그리고 그 감정은 영화가 끝나도 쉽게 잊히지 않았다.잊지 않기 위해, 그가 선택한 마지막 여정주인공 한필주는 80대 노인이다.그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 기억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 2025. 4. 7.
연가시 영화 리뷰 – 기생충보다 무서운 건 가족을 잃는 공포였다 영화 리뷰 – 평범했던 하루가 무너지는 그날한강 다리 위. 누군가 조용히 물속으로 몸을 던진다. 뉴스에서 한 번쯤 본 듯한 장면. 그런데 이게 계속 반복된다면? 영화 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사람들은 왜 아무 이유 없이 물에 뛰어드는 걸까. 영화는 그 기묘한 공포를 너무나 현실적인 방식으로 끌어안는다. 괴물도, 전염병도 등장하지 않지만 이상하리만치 무섭다. 우리가 매일 밟고 있는 ‘현실’이 무너지기 시작할 때 생기는 그 뒤틀림. 는 그걸 아주 날카롭게 보여준다.주인공 임재혁(김명민)은 여느 직장인처럼 바쁘고 피곤한 일상을 살아간다. 가족과 대화는 줄었고, 회사는 점점 더 숨 막힌다. 그런데 아내 경순(문정희)이 갑자기 이상하다. 계속해서 물을 찾고, 몸이 점점 말라간다. 병원에서도 원인을 알 수.. 2025. 4. 5.
봉오동 전투 실화 기반 한국 전쟁 영화 리뷰 – 감동과 몰입감 최고 봉오동 전투 리뷰|가슴이 뜨거워지는 이유, 그리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서는데,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마음속 어딘가가 묵직하게 눌려 있는 느낌. ‘봉오동 전투’는 그런 영화였다.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는데도, 끝내고 나면 뭔가 뜨거운 것이 목에 걸리는 그런 영화. 단순한 전쟁 영화가 아니었다. 누가 칼을 들었는지, 누가 총을 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왜 싸웠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다.시작은 조용하다. 고요한 산골 마을 봉오동. 하지만 그 평화는 오래가지 않는다. 일본군의 잔혹한 학살과 폭력.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분노. 영화는 도망치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정면으로 맞서 싸우기 위해 일본군을 유인해 들어가려는 전략의 이야기다. 그 중심에 황해철, 이.. 2025. 4. 4.
<파일럿> 조정석 여장 영화, 웃음과 감동 모두 잡은 후기 영화 후기 – 조정석 여장? 그냥 웃기기만 한 영화는 아니더라얼마 전 아무 생각 없이 예고편 하나를 봤는데, 그게 이 영화 이었어요.조정석이 여장한 파일럿으로 나온다길래, ‘이거 설정 뭐지?’ 하며 반쯤 장난처럼 봤는데…생각보다 꽤 괜찮더라고요.웃기긴 하는데, 그냥 웃기지만은 않았어요.가볍게 시작했다가 끝엔 은근히 생각할 거리도 남더라고요.여장을 결심한 파일럿의 사정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돼요.한정우, 잘 나가던 항공사 파일럿인데, 회식 자리에서 실수 한 번으로 일자리도 잃고, 가족에게도 외면당해요.이혼당하고, 아이 얼굴도 못 보고… 딱 망가질 대로 망가진 상태죠.다시 비행기를 타고 싶어도 현실은 녹록지 않아요.재취업을 하려 해도, 어째서인지 여성 파일럿만 뽑는 항공사.결국 그는 결심하죠. 여장을 해서, .. 2025. 4. 3.
국제시장 리뷰 – 한 남자의 인생에 한국 현대사가 담겨 있었다 천만 영화 ‘국제시장’, 가족이란 단어 앞에서 울컥한 이유영화 "국제시장"을 다시 꺼내보게 된 건, 어느 날 아버지의 오래된 사진 한 장을 우연히 발견하면서였다. 작업복을 입고, 먼지 묻은 얼굴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그 웃음 속에는 말 못 할 세월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영화는 마치 그 사진 속 한 장면을 살아 움직이게 만들었다.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은 단순한 가족 영화가 아니다. 덕수라는 한 남자의 인생을 따라가면서 우리가 잊고 살았던 시간들을 하나씩 되짚게 만든다. 황정민이 연기한 덕수는 내 주변 어디에나 있을 법한 아버지 같은 인물이다. 억척스럽고, 말은 없지만 책임감 하나로 버티는 그런 사람. 영화 초반, 흥남철수 장면에서 어린 덕수가 아버지 손을 놓치는 순간부터 이미 마음이 먹먹해진다.. 2025. 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