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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방관> 우리는 그들의 희생을 알고 있었을까” 영화가 끝난 후에도 남아 있는 이야기영화관을 나오는 순간까지도 마음 한구석이 뜨거웠다. 처음 이라는 제목을 봤을 땐 솔직히 흔한 재난 영화쯤으로 생각했다. 불 속을 뚫고 사람을 구하는 장면, 몇 번 본 듯한 이야기일 거라고 지레짐작했다. 그런데 그 예상은 영화가 시작한 지 10분 만에 완전히 깨졌다. 이 영화는 단순히 스펙터클한 장면이나 감동을 노리는 자극적인 연출이 아니다. 오히려 담담한 현실을 꺼내 보여주면서, 조용히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곽경택 감독은 이번에도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가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그들의 세계를 꺼내 보여주었다.은 2001년 실제로 발생했던 홍제동 화재 참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잊었거나, 아예 들어본 적도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날,.. 2025. 4. 10.
달콤한 인생 다시 보기 그는 왜 모든 걸 걸었을까 달콤할 수 없었던 인생 – 영화 리뷰 영화 '달콤한 인생'을 처음 봤을 땐, 그냥 멋있는 영화라는 인상이었다. 화면도 세련됐고, 이병헌도 멋있었고, 액션도 강렬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다시 보게 되니까 이 영화가 그렇게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화려한 총격신이나 조직 이야기보다는, 감정이라는 게 어떤 순간에 얼마나 큰 힘으로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한 번의 감정, 한 번의 선택이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는지를 말이다. 선우라는 인물은 겉으로 보면 아주 완벽한 사람이다. 말수도 적고, 일도 잘하고, 감정 기복도 없어 보인다. 조직의 보스인 강사장의 오른팔로서, 항상 필요한 순간에 정확하게 움직이는 사람.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지시가 내려.. 2025. 4. 8.
기억이 사라지기 전, 복수를 끝내야 했다 – 영화 ‘리멤버’ 리뷰 (이성민·남주혁 주연) 기억이 사라지기 전, 그는 왜 끝까지 싸워야만 했을까 – 영화 리뷰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잊지 못하는 기억이 있다.그 기억이 어떤 건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그게 삶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영화 를 보면서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기억이란 단순히 머릿속에 저장된 정보가 아니라, 때로는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마지막 힘이 될 수도 있다는 걸.이일형 감독이 연출하고 이성민, 남주혁이 주연한 이 영화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다.더 정확히 말하면, 복수라는 외형을 갖췄지만 **진짜 이야기의 중심은 '기억'과 '책임'**이다.그리고 그 감정은 영화가 끝나도 쉽게 잊히지 않았다.잊지 않기 위해, 그가 선택한 마지막 여정주인공 한필주는 80대 노인이다.그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 기억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 2025. 4. 7.
연가시 영화 리뷰 – 기생충보다 무서운 건 가족을 잃는 공포였다 영화 리뷰 – 평범했던 하루가 무너지는 그날한강 다리 위. 누군가 조용히 물속으로 몸을 던진다. 뉴스에서 한 번쯤 본 듯한 장면. 그런데 이게 계속 반복된다면? 영화 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사람들은 왜 아무 이유 없이 물에 뛰어드는 걸까. 영화는 그 기묘한 공포를 너무나 현실적인 방식으로 끌어안는다. 괴물도, 전염병도 등장하지 않지만 이상하리만치 무섭다. 우리가 매일 밟고 있는 ‘현실’이 무너지기 시작할 때 생기는 그 뒤틀림. 는 그걸 아주 날카롭게 보여준다.주인공 임재혁(김명민)은 여느 직장인처럼 바쁘고 피곤한 일상을 살아간다. 가족과 대화는 줄었고, 회사는 점점 더 숨 막힌다. 그런데 아내 경순(문정희)이 갑자기 이상하다. 계속해서 물을 찾고, 몸이 점점 말라간다. 병원에서도 원인을 알 수.. 2025. 4. 5.
봉오동 전투 실화 기반 한국 전쟁 영화 리뷰 – 감동과 몰입감 최고 봉오동 전투 리뷰|가슴이 뜨거워지는 이유, 그리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서는데,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마음속 어딘가가 묵직하게 눌려 있는 느낌. ‘봉오동 전투’는 그런 영화였다.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는데도, 끝내고 나면 뭔가 뜨거운 것이 목에 걸리는 그런 영화. 단순한 전쟁 영화가 아니었다. 누가 칼을 들었는지, 누가 총을 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왜 싸웠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다.시작은 조용하다. 고요한 산골 마을 봉오동. 하지만 그 평화는 오래가지 않는다. 일본군의 잔혹한 학살과 폭력.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분노. 영화는 도망치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정면으로 맞서 싸우기 위해 일본군을 유인해 들어가려는 전략의 이야기다. 그 중심에 황해철, 이.. 2025. 4. 4.
<파일럿> 조정석 여장 영화, 웃음과 감동 모두 잡은 후기 영화 후기 – 조정석 여장? 그냥 웃기기만 한 영화는 아니더라얼마 전 아무 생각 없이 예고편 하나를 봤는데, 그게 이 영화 이었어요.조정석이 여장한 파일럿으로 나온다길래, ‘이거 설정 뭐지?’ 하며 반쯤 장난처럼 봤는데…생각보다 꽤 괜찮더라고요.웃기긴 하는데, 그냥 웃기지만은 않았어요.가볍게 시작했다가 끝엔 은근히 생각할 거리도 남더라고요.여장을 결심한 파일럿의 사정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돼요.한정우, 잘 나가던 항공사 파일럿인데, 회식 자리에서 실수 한 번으로 일자리도 잃고, 가족에게도 외면당해요.이혼당하고, 아이 얼굴도 못 보고… 딱 망가질 대로 망가진 상태죠.다시 비행기를 타고 싶어도 현실은 녹록지 않아요.재취업을 하려 해도, 어째서인지 여성 파일럿만 뽑는 항공사.결국 그는 결심하죠. 여장을 해서, .. 2025.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