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54 영화 감기 리뷰 – 팬데믹 시대를 앞서간 재난영화 전염병이 덮친 도시, 모두가 고립됐다2013년 개봉한 영화 감기는 김성수 감독이 연출하고, 장혁과 수애가 주연을 맡은 재난 영화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땐 그저 상상 속 재난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팬데믹을 지나온 우리는 이 영화를 전혀 다르게 바라보게 된다.이야기는 경기도 분당에서 시작된다. 밀입국한 외국인들이 몰려 있는 컨테이너촌에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퍼지고, 이 바이러스는 단 하루 만에 도시 전체로 퍼진다.기침 몇 번 하던 사람이 쓰러지고, 순식간에 사망한다.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지만, 전염력과 치사율은 상상을 초월한다.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고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병원은 감염자들로 아수라장이 된다. 보건 당국은 통제를 시도하지만 이미 늦었다. 결국 정부는 도시 전체를 봉쇄하.. 2025. 3. 23. 어른들은 몰라요 리뷰 외로운 아이들의 목소리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 – 그 아이들은 왜 이렇게 아팠을까?이환 감독의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를 보고 나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관객을 편하게 놔두지 않는다. 밝은 장면도, 유쾌한 대사도 거의 없다. 대신 청소년들의 현실, 그 누구도 쉽게 말하지 않는 이야기들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이야기는 차분하게 시작되지만, 그 분위기가 무거워서 쉽게 눈을 뗄 수 없다. 연기가 너무 사실적이라 오히려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유미, 하니, 신햇빛이 연기한 인물들은 정말 주변 어딘가에 있을 법한 아이들이다. 그들이 겪는 일이 낯설거나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더 아프다.숨길 수밖에 없었던 진심주인공 세진은 아직 어린데, 혼자서 임신 사실을 감당해야 한.. 2025. 3. 22. 숨바꼭질 영화 리뷰 – 내 집에 누군가 숨어 있다면? 영화 숨바꼭질 리뷰 – 내가 사는 집, 진짜 안전한 걸까?영화 한 편 보고 나서 며칠 동안 환풍구를 계속 올려다봤던 적이 있다. 아무 일도 없었지만 괜히 거기 뭐가 있을 것 같고, 문 열기 전에 습관처럼 한 번 더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내가 그런 경험을 하게 만든 영화, 바로 ‘숨바꼭질’이다.이 영화는 겁주기 위한 억지 공포가 아니다. 유령도 괴물도 안 나온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계속 불안하다. 왜냐하면, 이건 그냥 영화 속 얘기가 아니라 지금 내 집에서도 벌어질 수 있는 이야기 같기 때문이다.‘형이 사라졌대’로 시작된 이상한 기운영화는 주인공 성수(손현주)가 형의 실종 소식을 듣고 낡은 아파트를 찾으면서 시작된다. 딱히 사이가 좋았던 형제는 아니었다. 형과는 연락도 안 하던 사이였고, 애초에 이 아파.. 2025. 3. 21. 영화 우리들의 성장 느와르 리뷰 우리가 성장하면서 잃는 것과 얻는 것 우리가 진짜 어른이 되기 전, 그때의 이야기《우리들의 성장 누아르》는 2014년에 나온 영화다. 처음엔 단순한 고등학생 이야기겠거니 싶었는데, 보고 나면 마음이 오래 묵직하게 남는다. 그냥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감정과 상황들이 담겨 있다. 그 시절의 나, 혹은 내 주변 친구들의 모습 같기도 해서 더 깊이 다가온다.평범한 아이가 새로운 세계를 만났을 때이야기의 중심은 ‘동도’다. 공부도 그저 그렇고, 특별한 재능도 없다. 평범하고 조용한 고등학생이다. 그런데 전학을 가고, 거기서 ‘현승’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달라진다.현승은 동도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중심에 있고, 무리에 끼어 있고, 뭔가 확신에 찬 눈빛을 가진다. 그런 현승을 따라 동도는 새로운 무리에 들.. 2025. 3. 20. 리얼 스타일은 강렬했지만 스토리는 난해했다 영화 , 무엇이 기대를 모았고 무엇이 아쉬웠을까영화 은 2017년 개봉 당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가장 눈에 띄는 이유는 단연 김수현의 복귀작이자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라는 점이었다. 그가 어떤 캐릭터를 선택했을지,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많은 이들이 기대했다. 여기에 더해 설리, 성동일, 이성민 등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배우들이 함께 출연하면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게다가 '액션 누아르'라는 장르 자체가 가진 매력도 분명했다. 강렬한 분위기, 미스터리한 캐릭터, 화려한 액션까지. 은 예고편만으로도 충분히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영화가 실제로 공개된 후, 분위기는 급격히 달라졌다. 많은 관객이 “이해하기 어렵다”, “복잡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도대.. 2025. 3. 19. 영화 무법자 리뷰 잊혀진 사건들을 다시 마주하다 영화 《무법자》 리뷰: 잊고 있던 현실이 다시 떠오르다영화를 보다 말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이야기, 어디서 본 것 같지 않나?’처음엔 단순한 액션 영화라고 생각했다. 정의롭지 못한 세상에서 한 남자가 직접 나서서 악을 처단한다는 익숙한 이야기.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하게 마음이 무거워졌다. 영화 속 장면들이 자꾸만 현실과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기억 저편에 묻혀 있던 사건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분명 그때도 다들 분노했고, 뉴스는 떠들썩했으며 사람들은 정의를 외쳤다. 하지만 결국 어떻게 됐던가. 가해자는 빠져나갔고, 피해자는 잊혔다. 시간이 지나면서 모두 무뎌졌다. 나 역시 그렇게 잊고 살았다. 그런데 《무법자》는 그 잊었던 감정들을 다시 꺼내 보여줬다.법보다 느린 정의, 그리고 한 남자의.. 2025. 3. 18. 이전 1 2 3 4 5 6 7 ··· 9 다음